절망스러운 스페인어 전망

유럽어 중에서 한국인들이 배우기 쉽다는 이유로 제2외국어 시장이 급성장하게 되면서 절망스러운 스페인어 전망이 처음에는 밝게 뜨기 시작을 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스페인어를 공부해서 대학생 혹은 직장인들이 이것을 취업 스펙으로 활용하기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5년 전에도 나는 스페인어에 대한 전망을 말할 때 취업 시 나만의 무기로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이미 예상을 했었다. 우리나라에 수교로 인해 스페인이나 남미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도 아니거니와, 스페인어권 사람들이 제조업에 강해서 우리나라에 무언가 수출하는 건 ‘ZARA’ 뿐이다.

그럼 무엇 때문에 떴는가를 보면 남미 쪽 인건비가 매우 저렴해서 제조업 강국인 대한민국의 회사가 현지에 법인을 만들어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서 수출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문제는 코로나 직전부터 경제가 파탄 나기 시작하더니 인플레이션이 일어났다.

그런 상황에서 그것이 터치고 말았다. 스페인어를 해서 공장의 관리자로 가거나 한국에서 물건을 만들어서 남미권 국가에 판매를 하는 것 둘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시국에 남미 공장에 관리자로 간다? 경제 파탄 등으로 인해 안 그래도 좋지 않은 치안인데, 관리자로 가려고 스페인어를 공부한다?

두 번째로 나도 잠시만 있었지만 해외영업으로 한국에서 편안하게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구사하는, 내가 담당하는 국가가 구매력이 있어야 한다. 해외영업으로 취업을 하면 제일 먼저 배우는 게 ‘고객 = 구매력이 있는 회사다.’ 첫 번째가 우리 회사 제품에 대한 관심도이고 두 번째가 구매력이다.

2020년 GDP 순위를 볼 때 대한민국 12위, 이란 27위, 아르헨티나 29위이다. 이란보다 낮다. 그전에도 어려웠다. 때문에 내가 잠시 해외영업으로 CIS(구 소련) 국가를 담당할 때, 구소련 국가에는 그래도 자원이 많으니까, 가만히 그냥 앉아 있어도 수주가 들어왔다.

“대리님 이 업체에서 전화 와서 이거 산다는데요” 갑분 수주 성공인 것들이 많았다. 반면 전광판이 있는 영업이익을 못 채우면 이름이 올라가서 빨간색으로 깜빡인다. 남미 담당하시는 분들이 늘 표정이 어둡고 그 전광판에 이름이 자주 올라가서 깜빡였다. 난 신입이라 그것도 모르고 그분께 “ㅇㅇㅇ님! 왜 ㅇㅇㅇ님 이름이 저 전광판에서 깜빡여요?” 이랬다.

반면 유럽 담당하시는 분들을 보면 제품 중에서도 하이엔드 라인 몰아 팔아서 일단 할당금은 채우고 시작하는 분위기였다. 즉 스페인어로 해외영업으로 가면 옆에 유럽팀만 부러운 눈으로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