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픽을 보러 가는 날이면 늘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어를 포함에서 노어, 불어, 영어, 독어까지 말하기 시험을 치르다 보면 말하기 시험에서는 특히나 도가 트게 된다.
그중에서 중국어를 보는 날이면 그 전날에 반드시 하는 것이 있다. 중국어 응시자가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이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 분류가 정확히 딱 둘로 나뉘게 된다. 첫 번째는 스크립트를 달달 달달 암기하시는 사람들이고 하나는 스크립트 따위는 필요 없는 자연 미인 형이다.
스크립트를 암기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오픽 시험장을 가보면 알겠지만 그것이 스크립트가 무슨 생명줄이라도 되는 양 시험 대기실에서부터 미친 듯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이 말 해야 돼 난 이거 없으면 폭 망해라는 포스로 스크립트를 들고 불경을 외우듯이 무한 반복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안쓰럽기도 하다.
반면 나의 경우 스크립트 지양하기 때문에 평소 실력 = 성적이다. 참 안타깝다. 시험장에 가면 스크립트를 붙잡고 절실한 사람들을 보면 그런다고 등급 하나가 올라갈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경우 시험을 보러 가기 전 날 중국어의 경우 꼭 중국 영화를 본다. 엽문, 8인 등 조금 근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본다.
사극을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시험 보러 가서 사극 톤이 되어 버린다. “성은이 만극하옵!” 이게 아니잖아. 그래서 항상 파이팅이 넘치는 근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본다. 그러면 아드레날린이 미친 듯이 뿜어져 나오며 머릿속에서는 보아의 허리케인 비너스가 울려 퍼지며 안드로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렇게 시험장에 가면 중국어는 정말 할 게 없다. 러시아어의 경우 말하기 시험을 볼 때면 러시아어 자체가 다른 언어보다 길어서 시간이 빠듯하지만 중국어는 정반대이다. 한자어이기 때문에 러시아어 두 줄이 한 문장 하나로 끝나기도 한다. 러시아어로 같은 문장을 말하는 데 15초가 걸린다면 중국어로 말을 하게 되면 5초면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자리에 와서 앉으면 옆에 가끔 부장님들이 앉을 때가 있다. 이 부장님은 분명 승진 시험일 텐데 어쩌면 좋니. 이런 당황스러운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니다. 중국어를 본다고 해서 중국어 응시자들만 모아 두는 게 아니라 대부분 영어를 신청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중국어 아니면 그 외 제2 외국어 응시자들을 앉혀버린다.
나는 어차피 손해 볼 게 없다. 나랑 친한 통역사 누나도 나의 이것을 부러워한다. 바로 순간 자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다. 내가 외국인 기숙사에서 공부할 때, 라운지에서 공부를 하는데 유럽 애들이 엄청나게 큰 스피커와 미러볼 그리고 음료들을 가지고 오더니 파티를 열었다. 순식간에 그곳은 엄청나게 시끄러운 클럽으로 변했다.
그때 나의 능력을 발견했다. 그때 유럽 친구들이 나에게 놀란 것이 그 상황에서 엄청난 몰입으로 공부를 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물었다. 사실 독서실이나 이런데 가서 옆 사람이 조금 부스럭 거린다고 스트레스받는 사람들 이해가 잘 안 간다.
그 시끄러운 곳에서 옆에 미사일이 날라와도 안 들릴 정도다. 그 정도로 나는 뭔가에 몰입을 하면 옆에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원래 타고난 거 아냐? 하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고등학생 때 내 별명이 깃덜 이었다. 하도 돌아다녀서. 난 이것 때문에 주의력 결핍 증후군인가 생각에 정신과 가서 상담도 받아 봤는데 전혀 아니란다.
그 정도는 대학 수업 때 못 참고 고함을 지를 정도가 돼야 주의력 결핍 증후군이라고 한다. 그럼 아닌 걸로. 외국어 공부에 맞들려서 그렇다. 컴퓨터나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다 보면 어머니가 저녁상을 다 차린 것도 인지 못하듯 같은 원리라 본다.
그렇기에 나는 옆에서 스페인어로 떠들던, 아랍어로 떠들던 상관이 없다. 그런데 부장님은 아니기 때문에 그것도 그분은 승진이 달려 있기 때문에 내가 먼저 이야기한다. 중국어인데 괜찮겠냐고. 그럼 감독관에게 말해서 나를 뒤로 본 낸다.
백그라운드 서베이가 나오는데 스크립트를 짜온 사람들은 눌러야 할 것을 찾기 시작한다. 나는 이거나 눌러볼까? 이러면서 랜덤박스 쇼를 펼친다. 이걸 누르면 뭐가 나올까? 음 아니다 저것도 한번 눌러볼까? 이난리 친다.
그리고 시험이 시작되기 전에 마이크를 모니터 속 ‘린단(인물 이름)’ 테스트한답시고 날씨를 물어보는데 나는 거기서 마이크에다가 대고 중국어로 발음 연습 문장이 “들 간 콩깍지는 깐 콩깍지인가 안 깐 콩깍지인가..”를 난발한다.
이거를 하는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점수에 방영되지 않는다. 두 번째 내가 중국어를 응시하기 때문에 주위 분들이 그것을 미리 자각하고 중국어가 들리더라도 자각하고 시험 보는데 영향을 최소화하라는 알림이다.
그렇게 시험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자기소개는 빨리 말하고 스킵을 한다. 그러면 그때부터 손에 땀이 나기 시작한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 미친 듯이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폭발하여 올라오는 게 느껴진다.
마치 마카오 카지노(가본 적은 없지만)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문제가 나올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 스릴을 즐긴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한다. 룰렛이 돌아가듯 린단의 질문도 돌아가기 시작한다.
린단의 질문 세례가 끝나고부터는 정확하게 목표물을 타격하는 토마호크 미사일처럼 그 질문에 대해 서술을 이어간다. 중요한 것은 이 시험이 말만 퍼 붇는다고 해서 절대 고득점이 나오는 시험이 아니다. 가장 좋은 답변 틀은 네이버에서 각종 뉴스 기사를 보면 알 것이다. 그 틀에 맞춰서 질문을 받의 것에 대해 답변을 정교하게 해 하는 것이다.
때로는 앵커가 되어야 하고 때로는 롤플레잉 같은 경우 옆집 아저씨가 되어야 한다. 이게 이 시험의 묘미가 아닐지 싶다. 캐릭터 하나를 잡아서 정말 원어민으로 신들린 메서드 연기를 한다는 것. 그렇게 15분에서 20분 정도 하면 중국어는 끝이 난다. “아~ 말을 하도 했더니 당 떨어 지네! 밥 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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