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별의별 언어가 존재한다. 외국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늘 꿈을 꾼다. 바로 다국어 공부를 통해 모든 언어로 모든 외국인들과 막힘없이 다국어로 소통을 하고 싶어 한다. 나도 그 성취감 하나 보고 외국어 공부에 손을 대며 영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동시 공부하기까지 이르렀다.
대한민국에서는 공부를 못하는 사람, 학벌이 좋지 않은 사람 등을 무시하고, 차별하고, 멸시하며, 괄시한다. 그러다 보면 나 스스로가 무엇 하나 단 한 가지도 할 수 없고, 무능력한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게 장기적으로 지속이 되게 되면 생기는 게 우울증이다. 왜냐하면 내가 노력을 해도 나는 그 어느 곳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그 어떤 사람도 나를 환영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게 가속화될 경우 이제 가족으로부터 한심하다는 소리와 니가 뭘 한다고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이 경우까지 오면 거의 인생에서 최고의 바닥까지 왔다고 보면 된다. 모든 세상이 잿빛으로 보이게 된다. 그리고 주위에 모든 사람들이 하는 작은 사소한 말마저 나를 공격한다고 생각하며 상대 업적을 끌어내리고, 공격한다. 그럼 사람들이 다 떠난다. 모두가 떠나고 이때부터 세상은 암흑이 된다. 자격지심에 허우덕 거린다. 이때 심장이 멎게 된다. 남아 있는 것은 남 탓하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분도뿐이다.
내가 딱 이때부터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독일어, 중국어 공부했다. 평생 이렇게 살 수 없었다. 전쟁을 준비다. 더 이상 물속에서 발에 묶인 돌덩어리와 같이 가라앉을 수 없고, 절벽 끝에서 서서 언제 떨어 질까 두려움에 떨 수 없었다. 이미 나의 열정은 검은 재뿐이고, 밝은 것도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확대되어 보이는 상황이었다. 조금만 더 있다가는 아무런 감정이 없는 조커가 되어 은행을 털어야 살 것 같았다. 이게 무서운 게 돈이 목적이 아니고 그냥 다시 내 심장을 뛰려면 더 늦다가는 이 방법뿐 일 것 같았다.
모든 인간관계를 차단했다. 내 꼬장으로 망가진 인간관계를 풀려고 하면 풀려고 할수록 더 갈등은 깊어졌고, 내가 올바른 인간관계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다 끊어 버렸다. 거기에 쓰는 에너지를 영어, 중국어 공부에 쏟으려 했다.
그렇다. 영어, 중국어 공부는 내가 어렵다고 욕을 할지라도, 그 자리에 있어준다. 내가 온갖 난리를 부린다 할지라도 그냥 그 자리에 있다. 전쟁을 준비했다. 아니 살려고 했다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어떤 분이 죽음을 문턱까지 갔다 왔다가 모든 걸 잃었을 때 1000개 퍼즐 맞추기를 했다고 한다. 그 퍼즐 한 조각 한 조각은 어떻게든 살기 위한 발버둥이었을 것이다. 나에게 공부가 그랬다.
이상함을 느꼈다. 그동안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한순간 모두 사라지자 어색했다. 나는 이제부터 언어와 대화를 하면 되는 것이었다. 공부는 감정이라는 것이 없다. 내가 잘 했으면 잘 한 것이고, 못하면 못 한 것이다. 초반에는 러시아어, 중국어, 영어 공부 실력을 올리고 싶은 마음에 책에다 대고 기도도 해보고 별짓 다 해봤다.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하다 보니 간절함은 컸다.
그 간절함으로 빌어도 보았으나 아무런 답이 없었다. 하나님께 아무것도 안 하고 행시 패스하게 해주세요~. 같은 기도만 하는 허튼짓이었다. 점수를 올려 달라고 해도 내가 올려야 한다. 독일어 공부, 프랑스어 공부도 마찬가지였다. 문제 해결 능력이 키워졌다. 자격증이 3개 2개씩 불어 나기 시작했다. 프랑스어 자격증, 독일어 자격증, 중국어 자격증 등
영어 자격증과 러시아어 자격증 내 인생에 처음으로 주입식 교육의 커리큘럼에 의한 억지로 해야 하고 점수 평가를 받는 게 아닌 내가 선택해서 내가 선택해서 내가 원하는 점수들이 나왔다. 한때 미치광이 같던 성격도 돌아왔다. 불사조처럼 말이다. 다 태우고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자존감 상승으로 연결이 되었고, 그 어떤 사람도 나를 무시하는 사람이 없다.
그때부터는 열정이 검은색이 아닌 하얗게 다시 타올랐다. 본 격전에 들어갔다. 세상을 타게 할 정도의 분노가 모두 열정의 에너지로 바뀌었다. 그때부터 나의 적은 세상이 아닌 언어학습이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여러분~~~중국어를 잘 하고 싶다면 중국어와 친구가 되세요.”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개소리다. 뭔가 노력으로 이뤄 본 게 없다면, 집 앞 아무 한의원 가서 한의사 선생님께 “한의학과 친구세요?” 물어보면 동의보감으로 두드려 맞을 수 있다.
그렇게 독일어, 중국어, 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에 정신을 쏟다 보니 그때 서야 조금씩 주변이 보였다. 그때부터 인정받고, 환영받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았다. 어디를 가던 진심을 다해 나를 대접해 줬다. 다 개국 어를 하니 취업이건, 비즈니스적 관계건, 친구들이건, 모두 말이다. 외국인 친구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다언어로 소통했다.
인간관계가 회복되고, 스펙이 올라갔다. 그냥 대외활동, 취업하고 싶은 것을 바로 내가 원하는 때에 바로 즉시 하는 게 가능하다. 왜냐하면 굳이 속칭 헬 조선에서만 일 할 이유가 없다. 지금도 해외 가서 일하는 사람들 많다. 능력만 갖추면 모셔가는 기업이다.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하나밖에 없다면 그 하나가 없으면 아쉬워진다. 그런데 많다면 그것은 단지 나가 가진 그것들 중 하나일 뿐이다. 인생 선택 폭이 넓어졌다. 사람도, 일도, 모든 것이. 이때 부터 모든것들이 화려한 칼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