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 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내가 고등학생 때까지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남들에게 착하게 비쳐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감정이 상할까 봐 거절도 못 하고 무조건 네, 네 거렸다. 그런데 사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었고 내 원래의 개성이 워낙 튀는 아이인데 착한 아이 증후군으로 그걸 막고 있다 보니 거기에서의 괴리감으로 매우 힘들었다.
특히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차별이 매우 싫었다. 교육자로서 하지 말아야 할 말, 막말, 내가 그 선생이라는 작자에게 뭘 한 것도 아닌데 그냥 나를 보면 옆에 선생이라는 작자에게 “나 저 XX 진짜 싫어 공부도 못하는 XX가 “(정말 내가 뭘 하지도 않았는데 나 들으라고 크게) 하는 소리라든지(실제로 이런 말을 나에게 하는 선생님들이 있었다. 나는 늘 평화주의자고 정중하고 젠틀한 것을 매우 선호한다. 그러나 미친개를 만나면 이것들이 통하지 않는다.
공정한 경쟁에서 우선 제외해 놓고 평가를 한다든지. 지금이라면 “나도 너 싫거든! 어디서 기간제 주제 목소리가 교무실 파티션을 넘어? 내 성적 신경 쓰지 말고 네코가 석자세요! 니 앞가림이나 잘하세요. 내년 재임용이나 신경 쓰시죠!”라고 하겠지만 그때는 나는 착한 아이였다. 물론 소시오패스가 아니다. 정말 좋은 선생님과 교수님들께는 정말 매우 공손하고 정중하다.
그러다가 5개국어를 하고 자격증을 따면서 내 성격이 완전히 바뀌어 버리고 말았다. 내가 더 나 다워졌다. 이러한 이유 없는 차별과 권력집단에게 내가 할 말 다 하게 되었다. 강강 약약 강한 자에게만 강하게 말이다. 강한 집단이나 강한척하면서 남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영어를 하면서 정중하게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걸 배웠다. 중국어를 하면서 뻔뻔하게 기성전 네가 못났다. 러시아어를 하면서 긁으면서 먹이기, 독일어를 하면서 더 이상 할 말 못 하게 막아 버리기, 프랑스어를 하면서 자유분방하게 멘탈을 나가게 만들기.
영어로 꿈을 꾸거나 그 외 외국어로 꿈을 꾸면 둘 중 하다나 엄청 좋은 친구들과 편안하게 서로 웃으면서 대화하는 꿈이거나 아니면 이런 영어나 그 외 외국어로 오지랖 넓게 누군가를 도와주는 꿈이거나. 아니면 독사 같은 강자를 굴복 시키는 꿈이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많았다. 그때마다 외국어를 정말 이러려고 배웠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꿈속에서 외국어를 하는 꿈을 또 꿨다. 꿈은 사실 현실 세계에서 못한 것을 스트레스를 해소하라고 꾸는 거라는 연구가 있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꿈속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 음악실 같은 곳을 갔는데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선생님이 나에게 한국어로 “또 너냐? 또 네가 어쩌고저쩌고” 나는 뭘 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꼭 있다.
그래서 일단 넘겼다.
그런데 음악을 배우는데 프랑스어로 선생님이 인사를 하더니 “우리 시작합시다.”를 프랑스어로 말하더니 한국어로 진행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게 내 생각과 반하는 부분이 있어서 내가 손을 들고 프랑스어로 “저 질문 있습니다.” 하고서는 내 생각과 반하는 부분을 프랑스어로 쏟아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선생님이 엄청 당황하더니 프랑스어로 저 두 마디 밖에 못했는지 한국어로 말을 어버 거리며 동문서답을 하기 시작했다. 이때다 싶어 프랑스어로 자유분방하게 까주다가 잠에서 깼다. 완전 꿀잠 잤다. 기분이 좋았다.
유럽 친구들이 나를 정말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대놓고 나에게 말하는 친구들이 있다. 미친개와 같은 면과 정중하면서 리츠칼튼 모토인 “신사 숙녀를 세게 모시는 신사 숙녀” 같은 면을 두 개다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TPO(시간, 장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미친개를 항상 소환 하는게 절대 아니다. 내 인생에서 미친개는 미친개가 떴을 때, 소환 한다. 보통 정중한 대화를 매우 선호한다. 마치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함”이 같이 있는 것과 같다.
대학생이 되어서야 늦게 다개국어에 눈을 뜨고 시작은 작았지만 어느덧 N개국어학습법으로 다언어 구사자가 되었다. 내가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