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자격 가장 중요한 외국어
“브리핑합시다!” 나는 브리핑할 때 가장 신이 났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게 항공사에서 그냥 비행기 오고 승무원 타고 승객 타고 고속버스처럼 그냥 바로 문 닫고 나가는 것으로 생각을 하는데 그 비행기가 오고 나가기까지 정말 많은 일이 있다. 컴퓨터로 하는 작업들이 정말 많다. 그렇게 비행기가 오는 준비를 열심히 하고 브리핑을 하게 된다. 브리핑인즉슨 이제 승객을 맞이하러 내려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가 가장 기분이 좋았다.
“오늘부터는 수홍이가 VIP 모두 전담하도록!” 지점장님이 근엄 진지하게 한마디를 하셨다. 그러자 잉그리드 누나가 축하해 준다. 당시 정말 믿기지 않았다. 내가 VIP를 전담하다니.. 참 그러고 보면 내가 대한항공 그것도 독일 지점에 들어간 것 자체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으니 그리고 단시간에 이렇게 많은 권한을 부여받게 된 게 스스로도 믿기 어려웠다.
지상직 승무원도 그렇고 객실 승무원도 외국어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승무원 자격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외국어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 나는 러시아어, 중국어, 영어 자격증 밖에 없었지만, 결국 독일에서 입국해서 독일어와 프랑스어 자격증을 땄지만 그 당시만 해도 나는 독일어는 못하는 상황이었다. 다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독일 공항에서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로 업무를 보는데 전혀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
첫 번째로 내가 프랑크푸르트 대한항공을 지상직으로 들어갔을 때,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자격증을 차장님(그 당시 과장님)이 보시고 내가 열심히 살았다고 하시면서 나의 성장 가능성을 보시고 나를 채용해 주셨다. 만약 그 당시 아무런 외국어 자격증이 없었다면 나를 신뢰 못하셨을 거라 본다. 내가 그 당시 모두 싹 다 IM2 자격증 이였지만 과장님께서는 성실성을 보셨던 것이다.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외국어 자격증이 늘어나고 고득점으로 다국어를 취득하면 할수록 그게 나의 보증수표가 되었다. 인사담당자나 면접관 분들이 볼 때 보증 수표로 보았다. 내가 외국어 자격증들에 목을 메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승무원도 그렇고 사실 외국어를 해 봤나? 제2외국어로 무엇을 공부해 본 적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과장님이 내 이력서를 보신 첫 마디가 “정말 열심히 살았네”였으니 말이다.
두 번째로 승무원도 지상직도 외국어가 필수인 이유가 있다. 내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이다. 나는 첫날부터 체크인 카운터 앞에 서서 플로어 서비스를 했다. 그날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승객 중 한 명이 다가와 말을 걸었을 때 내 모르는 것이면 어쩌지? 하면서 혼자서 걱정을 했더랬다.
그렇게 며칠 지나자 나를 데리고 선배가 공항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곳저곳 대한항공과 협력을 하고 있는 곳들을 알려 주고 사람들과 인사를 시켜 줬다. 워낙 독일 자체가 다인종 국가이다 보니 러시아에서 온 직원들 중국에서 온 직원들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 인사를 하고 하고 나서부터는 매우 쉬웠다. 그냥 바로 친구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혼자 다른 곳에 가서 업무를 볼 때마저도 일단 내가 오기만 하면 왜 그렇게 좋아해 줬는지 모르겠다. 사실 러시아, 구소련, 중국 사람들의 경우 자기 민족 언어를 쓸 줄 아는 사람에게 매우 친절하다. 인종차별은 없고 언어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일단 어떠한 이유든 내가 오면 극도로 환영을 해줬다. 그러다 보니 업무협조는 나는 그냥 패스트 트릭이었다. 꽌시와 스뱌지(러시아어로 꽌시라는 뜻)로 그냥 바로 받아 냈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내 영역을 넓혀 나가기 시작했다. 라운지에서도, 제1터미널 (당시 제1터미널에도 대한항공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에도 가면 내 친구들이 있었다. 그러고는 자주 마주치는 공항 사람들의 경우 그냥 인사를 했다. 거기서는 이상한 게 아니었다. 왜냐하면 공항 사람들은 공항 직원들을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바로 공항 출입증이다. 이걸 상시 명찰 쪽이나 아니면 목걸이로 걸고 다녀야 한다.
그리고 인사부터 시작해서 개인적인 부분까지 서로 짧게 짧게 대화를 하면서 자주 보니 친해지기 시작했다. 거기다 선생님(공항에서 근무하던 한국을 좋아하는 친구인데 이 친구를 모르면 프랑크푸르트 공항 직원이 아닐 정도로 밟이 넓다. 지금은 공항을 나왔다고 한다)과 친해지면서 선생님이 여기저기서 갑자기 나타나 나를 도와주기도 했다.
그러다 어떠한 계기가 있었는데 그때 이후부터는 영화 “터미널”이 되었다. 전 공항 직원과 공항 호텔, 공항에서 일하는 여행사 직원 등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면 나를 모를 수가 없는 좋은 일이 있었다. 심지어 지점장님과 가는데 독일 직원들이 (나는 모르는 사람들) 나를 보고 “오오오!!! 코리안 에어!!!!” 순간 기겁했다 그것도 사복을 입고 있는데 말이다. 누나랑 사복 입고 출근하는데도 나를 알아 보기도 했다.
그때 내가 생각을 한 게 내가 만약 외국어를 못했으면 이렇게 영향력을 뻗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의 경우 세계 TOP 10 공항 순위 안에는 항상 있는 공항이다. 지금도 가끔 가면 나를 알아보는 직원들도 있다. 공항에서 직원으로써 유명해지는 것은 사실 매우 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공항 업무 특성상 사무실에서 혼자 일하는 게 아니라 오늘 대뜸 공항 호텔 직원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일단 좋게 유명해지면 그때부터는 안 되는 것도 몰래 불러다가 각종 팁을 알려 주고 되도록 해주는 경우가 많다. 거기다 공항에서 친한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절대 굶을 일은 없다.
내가 공항을 좋아하는 게, 한국 인천공항은 모르겠으나, 유럽공항의 경우 공항 직원들은 다니는 회사가 다 달라도 같은 동료라고 생각을 한다. 회사 동료 말이다. 실제로 독일어로 ‘Kollege’ 동료라고 한다. 예를 들어 루프트한자에 내가 가면 나를 지칭할 때 동료라고 한다. 그래서 하루는 교포 누나한테 물어봤는데 누나도 그게 신기하다고 한다. 독일 식으로 이해하면 다 같은 동료라고 생각을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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