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중국어는 이제 누구나 다 하는 시대가 왔다. 우리는 보통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생각을 하면 승무원 영어, 승무원 중국어 등 제2외국어를 한국어를 포함하거나 빼고 3개국어, 5개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나도 내가 승무원은 아니지만 대한항공 프랑크푸르트 공항지점에서 3개국어로 지상직으로 일을 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만큼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미친 나라가 없다. 이게 어느 정도인가 하면, 미국이나 독일 등 유럽이나 영미권 국가에 4년제 대학에서 항공서비스 학과가 있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나도 처음에 독일 친구에게 항공서비스 학과를 설명하는데 그 친구는 내가 처음 직업 교육 관련 학교에 대해 말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이런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처럼 서비스업에 진심인 나라가 일본밖에 없어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제조업 만으로는 먹고살기 힘드니 서비스업이 발달하면서 그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거기다가 소득도 늘어나면서 점점 하이엔드로 올라가면서 5성급 호텔 그리고 스카이트 렉스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늘 50위 안에 들어가 있다.
이렇게 서비스 질이 올라가면서 외국어는 어떻게 보면 필수가 되었다. 영어, 중국어 혹은 일본어 뿐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외국어는 그냥 다다익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많은 언어를 다 어떻게 해요? 할 수 있으나 막상 업무에 투입되면 VIP의전을 하면서 VIP 승객분을 1시간 동안 보필하면서 어디 모셔다드리는 일 말고는 오가는 대화는 정해져 있다.
나는 처음부터 승무원 영어나 혹은 승무원 중국어로 접근하지 않았다. 그냥 이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그리고 나만의 자유를 찾고 싶었다. 이게 무슨 중2병 같은 소리냐고 할 수 있는데 내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고 싶었고, 집구석을 벗어나고 싶었다. 최대한 부모님으로부터 멀리 말이다.
뇌과학으로 공부법을 알아내고 영어, 중국어 공부를 하고 러시아어까지 했다. 나는 항상 다른 사람들 보다 트렌드를 5년 앞서 나갔다. 내가 하고 나서 한참 있다가 사람들이 몰려 들어온다. 내가 중국어, 영어 그리고 러시아어를 하고 대한항공에서 해외 업무 경력까지 가지고 한국에 들어 오자 그제야 제2외국어와 해외 인턴을 하려고 붐이 일어났다.
나는 그렇게 3개국어를 한 상태에서 대한항공에 들어갔고, 갔다 와서 중국어, 영어, 러시아어, 독어, 불어까지 채워서 5개국어를 완성해서 자격증을 따고 대학을 졸업했다. 3개국어를 공부할 때도, 5개국어를 공부할 때도 딱 나에게 들었던 생각이 있다. “내가 당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고 있나?” (그런데 이게 부귀영화의 키이긴 했다.) 그때마다 내 답은 하나였다.
남의 뒤통수만 보고 쫓아 가다가는 내 앞사람 뒤통수까지만 따라잡을 수 있다. 그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아무리 쫓아 가도 딱 그 사람 뒤통수 까지 인 거다. 실제로 이게 매우 심한 곳들이 많기는 한다. 누가 승무원 중국어 한데, 누가 승무원 영어를 공부 한데 등등 이러면 위기의식을 느끼고 그제야 움직인다. 그래 봤자 그 누구의 뒤통수까지 밖에 따라 잡지 못한다.
나는 그래서 누가 뭘 하든 말든 승무원 영어 중국어 이런 거 신경 안 쓰고 한국어 빼고 3개국어, 5개국어 해내서 영어 중국어 독어 불어 러시아어 다 했다. 그리고 취업 시장에서 이것은 엄청난 파워가 되었다. 직무가 중요하다 뭐다 하지만 “외국어 관련 업는 직무는 필요 없지!”하지만 면접관 들이 직무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건 성실도이다.
남들 다 토익이나 오픽, 토스 땄는데 너는 왜 없니? 그렇다면 영어 성적이 없으면 성실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한다. 이건 인사 담당자분들께 여쭤보면 10이면 10 다 성실하지 않은 것으로 본단다.
전직 대한항공 지상직 VIP의전 담당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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