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가서 러시아어 책 100만원 어치 사온 썰

 

9월 러시아 출장이 잡히고 정말 가슴이 벅차 올랐다. 모스크바 출장! 나에게는 많은 의미가 있다. 나에게는 정말 많은 외국인 친구들이 있다. 비행기 값만 있으면 일년간 세게를 돌아다니며 친구들 집에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찍을 수 있을 정도로!


내가 대한항공 프랑크푸르트 공항지점에서 근무를 할때 였다. 모스크바에 가고 싶었다. 러시아어를 배우고 나서 부터 가장 애착이 가는 도시였다. 컨퍼런스에서 만난 친구 덕에 모스크바에서 일주일 동안 지내며 매우 큰 꿈을 가졌었다. 내 러시아 친구들은 아버지가 항공사 회장이거나 석유사를 운영한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근무하며 VIP의전 서비스를 하고, 모스크바에서 그 친구들 및 아버님과 이야기를 하며 한가지 확신이 들었던 것은 “나 또한 그들 처럼 VIP가 될 수 있다는 것”이였다. 대한항공에서 VIP의전 서비스를 하며 처음에는 매우 큰 자부심을 느꼈었다. 의전담당 타이틀이 든 순간 그 기쁨은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매일 VIP들을 모시고 의전서비스를 하는데 어느 순간 부터 야망이라는 것이 싹트기 시작했다. 나 또한 그렇게 되고싶다! 라는 생각이다. 한국에서 들었던 생각은 내 한계는 아무리 헬조선 취업난에 각종 취업 스터디를 해 봐야 VIP를 모시는 자리 까지 밖에 가지 못한다는 거였다.

그러나 의전서비스를 하다 보니 VIP들이 늘 나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 우리나라 10대 기업 회장님들, 사장님들, UN기구 참모분들 그리고 정치인 분들은 물려 받은 분들도 계셨지만 자수성가 하신 분들이 정말 많았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모스크바에 갔다.

그리고 모스크바에 있는 내 러시아 친구 집에서 일주일간 지내며 러시아 상류층의 삶을 일주일간 누렸다.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모스크바를 편하게 여행 할 수 있도록 차와 기사님이 대기 하고 계섰고, 한기에 어마어마한 가격의 레스토랑 부터 시작하여 모스크바를 누렸다.

그리고 독일로 돌아오니 집앞에 청구서가 잔득 쌓여 있었다. “내 삶은 왜 이런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정타가 터진 날이였다. UN반기무 사무총장 특별보좌관님(윌리엄 렘케씨)를 VIP의전 서비스 하는데, 루프트한자 VIP라운지를 가는 중,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저도 언젠가는 VIP가 되고 싶어요”라고 하자 그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그럼 여기서 뭐하는 거죠? 당장 일 그만두세요!” 그때 내 모든 것들이 무너져 내렸다. VIP의전담당의 자부심 부터 시작해서 모든것들이! 그리고 그날 사직서를 냈다. 한국에 들어오자 마자 사람들이 나더러 미쳤다고 했다. 그냥 독일에 눌러 앉지 헬조선에 왜 들어 왔냐고 난리였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VIP가 되기위해!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했다. 아무리 그곳에서 그 어떤 일을 한다 한들 한계가 있는것이다. 이런 결심을 하게 해준… 나에게 야망을 심어준 곳이다. 진짜 하면 되더라! 남들 안따라간다는 조건하에, 정말 하면 된다.

내가 모스크바에 놀러 갔었을 때 그때는 돈이 별로 없었다. 그때 러시아어를 어떻게든 공부 하고 싶어서 모스크바에서 가장 큰 서점인 돔 끄니기를 갔었었다. 러시아어 학습 코너에 갔더니 정말 노다지였다. 사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았는데 내가 가진 돈의 한도는 정해져 있었다.

책을 3시간 동안 들었다 놨다를 반복 했었다. 그리고 고르고 나서도 발이 안떨어 지더라. 그렇게 발걸음을 돌렸던게 불과 3년전 이였다.

이번에 러시아 출장의 목적중 하나가 러시아어 교재연구 였다. 직원2을 데리고 갔다. 돔끄니기에 도착 하자 마자 직원 2명과 러시아어 관련된 코너에 도착 하자 마자 책들을 털기 시작 했다. “넌 저기서 부터 저기까지 한권씩 뽑아서 다 담아!~ 넌 저기서 부터 저기까지 전부~”

정말 신기한건 그때 내가 사지 못했으나 사고 싶었던 책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러시아어 관련된 모든 책들을 털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산대 위에 쌓았다. 서점 직원들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날 쳐다 봤다.

루블이 50% 넘게 급락 하게 되면서 나에게는 마치 “러시아어 원서 교재 50% 바겐세일~”이였다. 서점 직원들이 난리가 났다. 그리고 계산을 시작 했다. 직원들이 바코드를 찍을 때마다 지갑에서 5000루블(한화 약 8만 7천원)짜리를 한장씩 꺼내기 시작했다.

계산대 직원이 반정도 바코드를 찍다가 나에게 확인을 했다 ㅋㅋㅋㅋ”이거 정말 다 살 거에요?” 내 대답은 단호 했다. “네! 모두 계산해 주세요~^^~” 한화 80만원이 나왔다. 루블이 폭락 했으니 그들 입장에서는 내가 책을 160만원어치를 사간 거와 같으니 놀랄만 하다.

내 러시아 친구가 물었다. “오늘 뭐했니?”, “응~ 책방 가서 책털어 왔어~” 그리고 금액을 말해 주자 놀라며 물었다. “그책 왜 샀어? 넌 고급만 보면 되잖아??” , “응 이 자료들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쉬운 러시아어 문법 책을 쓸거야. 초보 부터 고급 까지 아주 쉽게~”

그러자 그친구가 말했다. 러시아어에 이런 말이 있어 “Век живи, век учись”(한세기를 살고 한세기를 공부해라) 너 정말 잘한거야~. 외국어를 하면 이런 말들을 외국인 교수님, 친구들이 많이 해준다. 혹은 책에서 읽거나! 그런 것들은 나에게 엄청난 영감을 주고, 이런것들을 실행 하다 보면 내 손에는 항상 그에 대한 보상이 들려 있었다. 이런 직관은 늘 한번도 틀린 적이 없다.

 

이 친구는 정말 특별하게 만난 친구다. 컨퍼런스에서 만난 러시아 친구가 한국에 자기 친구가 가니 한국 구경을 시켜 달라 부탁 하였고, 프랑스 친구를 불러 용인 민속촌에서 이것저것 러시아어와 불어로 설명 해 주었다. (사실 이럴때 외국어가 가장 많이 는다.)

그러는 과정에서 한국에 매력을 느낀 이 친구는 지금 한국어를 배우고 있고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코트라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내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때 마다 매우 기쁘다.

그리고 이 친구가 이번에는 나에게 도움을 주기로 했다. “사람은 성공하는데 2가지 중 하나만 있으면 되, 돈이 어마어마 하게 많거나 사람이 있으면되!” 나에게는 사람이 있다.

다국어를 했기에 가능한 일다. 누가 그러더라 영어 하나만 잘하면 잘먹고 잘 살수 있어~ 그 시대는 2008년 막을 내렸다. 다국어를 해야 한국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