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처음 외국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단 한 가지 이유였다. 바로 지방대를 다닌다는 콤플렉스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본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대학생 들이라면 느끼는 것이 있다. 바로 지방대를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지방대 열등감과, 괜한 피해 의식에 묻혀 있다.
그래서 맨 처음 대학생이 다른 대학생을 만났을 때 대학교가 어디인지에 따라 서열이 나뉘게 된다. 거기다가 만약 청소년 센터 같은 곳에서 선생님들이라는 사람들이 학교로 차별을 하는 것을 감지하는 순간부터 열폭에 휩싸인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다. 내가 중국인이 있었는데 양측이 대화를 못하는 것을 보고 나서 바로 다가가 제가 통역해 드릴게요 하고 바로 통역을 해드렸다. 물론 단순 통역이었다. 그런데 그때 주변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 자체가 달라지면서 “정말 대단하세요!”를 외치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영화 타짜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평소에는 혈액순환이 잘 안되다가, 패만 잡으면 온몸에 혈액순환이 쫙!” 딱 이 기분이었다. 그래 이거다 외국어가 최고다!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학교를 나왔던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러다 러시아어를 접하게 되었고 미친 듯이 러시아어 회화에 빠지게 되었다. 그렇게 러시아어와 5개국어 시험까지 봐서 쟁취를 해냈다.
러시아어 회화를 하면서 영어 중국어도 하고, 처음에는 회화를 하는데 가장 어려운 언어가 러시아어였다. 한국에 러시아 사람들이 매우 많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러시아어를 써야 할 상황들이 많았다. 러시아 친구와 공부할 때, 러시아 친구들과 카페 가거나 놀거나 등등.
하루는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 갔다. 다국어 공부를 하려고 미친 듯이 애를 썼다. 그러다가 주문을 하는데 러시아 사람이 핸드폰을 계산대에 두고 자리로 가길래 내가 러시아어로 그 여자분을 불러 세우고, “저 실례합니다. 이거 당신 핸드폰 맞죠? 여기 두고 가셨네요!” 하자 나는 그때의 그 눈을 아직도 기억한다. 침팬지가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것을 본 것처럼 놀랐다. 그러고는 러시아어로 “러시아어 어디서 배웠는데 그렇게 잘해요?”라고 물었다.
나는 러시아어 전공도 아니다 그런데 거의 내 모든 것을 걸어 버렸다. 러시아어 회화 하나도 아니고 5개국어에 말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학벌이 좋기로 소문나고 안목이 있는 분들 즉 대기업 인사과 분들도 내 이력서를 보고 나면 그냥 처음 무조건 감탄을 하셨다. 10이면 10명 모두 “와!!!!” “하!!!”부터 시작하셨다.
그렇다 사람들은 자신이 선망하는 것을 못하는데 이걸 잘 하는 사람을 절대 무시 못 한다. 이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중에 남들이 선망하고 본인도 하고 싶은데 못하는 것 그런데 실용적인 것이 바로 다국어에 러시아어 회화가 포함이 돼있으면 그냥 금상첨화가 된다.
말만 하면 다 아는 대기업 인사과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하셨던 분조차 내 이력서를 보고 첫 마디가 “와!.. 하!!” 였고, 그다음다음 말이 “러시아어 IH였다.” 왜냐하면 러시아어 전공을 한 학생들도 회회는 따로 놀기 때문에 회화에는 취약하기 때문이고 러시아어 회화는 족보도 기출문제도, 스크립트도 없기 때문에 그냥 생으로 시험을 본 게 자동 인증이 되기 때문이다.
지방대 열등감이 많은 사람들은 답이 없다. 본인이 이것을 극복할 만한 도전을 하거나 노력이 하기 싫으면 그냥 평생 그 열등감에 뭍혀 사는 저주 아닌 저주에 걸리고 만다. 대기업들도 지방대를 거르는 이유중 하나가 이렇게 열등감으로 들어와서 주위 물을 흐려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걸 깨 낸 사람을 검증해서 뽑게 되는 것이고 그렇기에 스펙을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대학생이 되어서야 늦게 다개국어에 눈을 뜨고 시작은 작았지만 어느덧 N개국어학습법으로 다언어 구사자가 되었다. 내가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