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년이 다 되어 가네. 러시아 모스크바에 책을 사러 가야 할 일이 있었다. 그래서 벼르고 벼르고 있었다. 그러다 빅토르한테서 위첼이 왔다. 러시아에 간단다. 결혼식 때문에 가니 나더러 러시아에서 보자고 했다.
정말 나에게 은인 같은 친구들이다. 그런데 나더러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오란다. 응? 상트? 내가 러시아어와 외국어를 공부하며 늘 한 번은 꼭 가야겠다고 아껴둔 곳이었다. 항상 모스크바 아니면 블라디보스토크이었다. 그런데 상트를 가자고 했다.
잠깐 망설이다가 비행기 표를 찾아보니 이게 웬걸 정말 헐값에 인천-상트, 모스크바-인천 표가 나와 있었다. 그리고 날짜를 정했다. 내가 그 친구들 보다 하루 먼저 상트에 도착했다. 그 친구들은 핀란드에서 여행을 하고 오는 코스라 혼자 먼저 도착했다.
우선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입국심사에서 문제가 있었다. 여권을 대한항공 다닐 때 대사관에서 막 찍은 사진이다 보니 한참을 보더니 이것저것 문제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러시아 입국한 연도, 목적지, 그때의 입국 목적 등등” 러시아어로 스피드 퀴즈를 풀었다. 다행히 모두 1초를 넘기지 않고 다 대답했다.
그리고 도착한 숙소 석양이 지고 있었는데 석양이고 나발이고 알마티에서 환승하느라 힘이 없었다. 호텔로 갔다. 그런데 웬걸 호텔이 새로 지었는데 방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난리가 났다. 빅토르와 발렌티나가 온 것이다. 항상 베이징에서만 보다가 첫 중국 외 해외여행이라 아주 셋이서 신나서 난리가 났다.
그리고 둘이서 낮잠을 좀 자고 나서 같이 장을 보러 가기로 했다. 여행 첫날이다 보니 모두 들떠 있었고, 대형 마트를 갔다. 메트로~. 그리고는 카드를 잡고 셋이서 장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빅토르가(설명해 주는 걸 매우 좋아하는 애다.) “너 혹시 이물 알아? 이물로 말하자면 그루지야에 있는 천연 어쩌고 저꺼 구” 그러자 내가 “사자 사자!” 그러면서 카트에 주워 담았다.
그리고 다음 칸으로 가서 “너 이 아이스크림 알아? 이 아시스 크림은..” 바로 내가 또 담아버렸고, 구소련 생필품 박람회가 되어버렸다. 그러다 나중에는 “너 이거”까지만 말했는데 내가 그 물건을 담아 버리자 빅토르와 발렌티나가 빵 터졌다.
난 처음에 왜 웃는지 몰랐다. “왜 웃어?”라고 하자, 자기가 소개하려고 하는 물건을 무조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카트에 담는 게 웃기단다.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여행지 곳곳을 다니며 빅토르는 아마도 짱구를 데리고 다니는 것 같았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중국인들이 러시아어를 못 알아듣지만 러시아는 러시아어를 쓴다.
돌아다니다가 빅토르가 나에게 “잠시만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라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바로 러시아어로 장난으로 “너 똥 싸니?(똥 싸러 가니가 아닌 똥 싸니?”라고 큰소리로 러시아어로 고함을 질렀다. 난 그냥 작은 장난을 쳤는데 여파는 어마어마했다.
바로 옆에 러시아 미녀 분이 있었는데 나를 한번 웃으며 바라보더니(진짜 미녀였음) 다시 인상을 잔뜩 쓰고, 역겹다는 표정으로 빅토르를 똥 묻은 벌레처럼 쳐다보았다. 난 그게 너무 웃겼고, 발렌티나와 정말 배꼽을 잡고 웃었다. 빅토르도 그 상황이 웃기고 당황스러워서 “너!! ㅋㅋㅋ” 더러운 이야기를 한건 나인데 왜 러시아 미녀 분이 그 친구를 그렇게 쳐다보았는지 아직까지도 의문이다. 가끔 그날에 대해 다 같이 이야기한다.
감옥 박물관을 갔을 때는 한 수 더 떴다. 예능을 찍었다. 감옥에서 문을 열어 놓고 있는 방이 있었는데, 내가 그 안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상황극을 했다. 러시아어로 “제발 물 좀 주시오~ 단 한 잔이라도 좋소!”라고 하자 빅토르와 발렌티나가 웃길래 한 수 더 떠서 황정민으로 빙의하여 연기를 펼쳤다.
그리고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람선을 타러 갔다. 유람선에서 장난으로 “아빠 나 여기서 수영하고 싶어~~~~”라고 말했다가 러시아 사람들이 웃으며 다 쳐다봤다. 한국에서 할 수 없는 장난들을 치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는 사실 길거리에서 노래를 흥얼 거려도 미친 사람으로 본다. 그러니 빅토르와 발렌티나가 얼마나 가슴이 조마조마했을까?
그런데 웃긴 건 러시아 사람들이 인상을 쓰는 게 아니라 항상 이런 장난을 치면 웃는 것이 신기하다. 신세계를 오픈한 듯 이런 장난을 매우 좋아한다. 빅토르에게 물어봤다. 왜 러시아 사람들이 내가 장난치는 것마다 웃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래서 결론을 내주었다.
“네가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총 5개 외국어를 하잖아? 그런데 어쩔 때 보면 너의 사고방식은 유럽 사람 같아. 그런데 또 어떻게 보면 러시아 사람 같기도 하거든. 그래서 네가 장난치는 게 러시아랑 잘 맞는 것 같아. 일단 신선하거든.”
그리고 저녁에는 호텔에서 친구들과 같이 해가 지는 것을 보며(해도 엄청 늦게 졌다 밤 9시 넘어 해가 졌다) 나는 탄산수를 마시고 친구들은 와인을 마시며, 그동안 나 혼자 고민하고 있던 일들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고 좋은 조언도 얻었다. 그렇게 정말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한국인이 입국할 수 있는 나라가 점점 줄어들더니 결국 아무 곳도 비행기가 뜨지 않는 지경까지 오고야 말았다. 외국어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어떻게 보면 밖에서 돌아다니며 떠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리에 앉아 해야 하는 공부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때 그 추억을 동기부여 삼아 더 발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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