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대외활동은 반드시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무조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단! 대학생 대외활동은 이것이 아니면 쓸모가 없다. 그래도 쓰잘머리 없는 동아리 활동에 비하면 정말 크게 도움이 된다. 특히 면접 때 말이다. 그 어떤 면접 담당자도 경험에 대한 질문을 할 때 ‘제가 동아리 활동할 때, 이것 해봤는데요~’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마치 초등학생이 ‘오늘 종이접기 시간에 이거 만들었는데’하면서 뽐내는 것과 같다. 그 어떠한 감흥도 없다.
대외활동은 고등학교, 대학교 인생에 있어서 어떻게 살아왔고 인사과에서 볼 때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척도다. 이게 왜 맞는 말인지 지금부터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나의 경우 고등학생 때부터 생물에 빠져서 생명공학도의 길을 걷게 되었다. 전공을 정했으니 그다음에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부수적으로 정해야 했다. 정했다기보다는 정확히 말하면 빠져들었다. 바로 5개 국어였다. 영어, 중국어, 노어, 불어, 독어 모두 다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영어 중국어만 할까 하다가 러시아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모두 했다.
자 그럼 내가 전공 외에 어디다가 가져다 붙여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외국어 자격증은 그 어떤 전공에 가져다 대도 합체가 가능한 마스터키와 같았다. 그 어떤 전공에도 가져다가 쓸 수 있다. 그래서 더 매료되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생명공학+외국어 하면 제약회사 해외영업, 제약회사 해외개발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남들보다 갈 수 있는 폭 자체가 넓어진다.
그렇게 첫 시작으로 대한민국 여성가족부에서 청소년 센터에 대학생 대외활동을 맡겨 진행한 러시아 탐방에 참가를 했다. 면접 때 예상을 했다 분명 그래도 그 청소년 센터에서 활동을 했던 친구들이 많이 뽑힐 텐데(이건 객관적이라 하더라도 관장님이나 거기 선생님들과 친하면 면접 분위기가 다를 것이다.) 다행히 나에게는 러시아어 자격증이 있었다. 그런데 테마가 ‘고려인의 발자취’였다. 사실 나는 고려인에 대해 단 1도 관심이 없었다. 나에게 무기는 러시아어 뿐이었는데 그렇다면! 그 누구도 공략하지 않을 가장 중요하면서 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테마 즉 ‘고려인’을 통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고려인 자손도 아니고 여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이게 돈이 된다면 인권단체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철저하게 여성가족부, 청소년 센터 대외활동 면접관 분들을 ‘고려인’이라는 단어로 공략 설계를 하기로 했다. 이미 노어 자격증은 있으니 그건 그냥 내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외국어 공부를 할 때 늘 프리토킹 되도록 공부를 했기에 직접 시켜도 바로 받아칠 능력이 되었다. 바로 서점으로 달려가서 고려인 관련 책들을 보니 2권 정도뿐이었다. 그렇다 아무도 관심 없는 단어이다. 생각해 보자! 만약 여기 관심이 많았다면 책은 최소 10권 이상이었을 것이다.
그러고는 나의 대학생 대외활동 즉 러시아를 꼭 가보고 싶은 마음에 책을 모두 암기했다. 연도까지 빠짐없이 다 암기했다. 툭 치면 바로 나오도록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그리고 면접 당일이 되었다. 그러고는 내 순서가 2번째였다. 면접에 들어갔다. 나는 분명 처음부터 미끼를 던질 계획을 하고 들어갔다. 분명 첫 질문은 지원 동기를 물어보겠지? 역시나. 나는 말했다. “노어를 공부하며 평소에 우리 한 뿌리인 고려인에 늘 관심이 있었다.”(틀린 말도 아니었다. 내 친구 중 고려인 친구가 있었으니까)
그러자 미끼를 무셨다. 분명 피라냐처럼 ‘어허? 이게 어디서 밑장 빼기야?’ 하면서 달려들 것이라 예상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그러고는 다른 지원자에게는 질문도 안 하시고 나에게만 질문 총공세가 시작이 되었다. 그런데 어쩌나 나는 따끈따끈하게, 책을 통째로 외워 왔는데. 다 받아쳤다. 그리고 대외활동 면접관님들이 잘못 알고 계신 부분까지 교정을 해 드렸다. 연도까지 하나하나 다 말하면서. 나에게 유리한 면접이었다. 면접을 진행하는 분들은 연해주 전문가가 아니니까. 하시는 일도 많으신데 연해주 공부를 나보다 절대 못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붙었다. 그렇게 대외활동으로 러시아도 저렴하게 갔다 오고 ‘대한민국 여성가족부’의 대외활동 증서도 받았다. 여기서부터가 시작이었다. 다음 대외활동이 대한민국 경기도 청소년 국제 콘퍼런스였다. 거기서 또 날아 다녔다. 거기서는 ‘대한민국 경기도 명예홍보대사’, 경기 도지사 상 2차례나 과학상을 받았고, 경기대 총장 상도 얻었다.
그렇다. 대학생 대외활동은 이것! 즉, 대한민국 지자체 마크나, 대기업 마크가 찍혀 있는 게 아니면 아무짝에 쓸모없다. 왜냐하면 나중에 대학생들이 취업을 할 때 이력서에 ‘대한민국 여성가족부’, ‘경기도 도지사’ 이런 단어들은 딱 들어도 여기가 어디인지 안다. 보면 바로 알고 어떻게 했는지 궁금증이 유발된다. 그런데 그 외에 어떤 이상한 단체에서 활동 증서를 받으면 첫 질문이 ‘이건 어떻게?’가 아닌 ‘여긴 뭐 하는 데에요?’가 된다.
정말 신기 한건 대외활동이라는 것은 하나+하나가 아니다 눈덩이처럼 제곱으로 늘어난다. 왜냐하면 다음에 지원을 할 때 이전 이력을 넣기 때문이다. 그럼 이미 검증이 된 사람이다. 더 신기했던 건 위의 여가부 프로젝트에서 봤던 면접관님이 국제 콘퍼런스 면접관으로 들어오시고 나는 그분을 못 알아봤는데 합격하고 나서 나에게 오셔서 인사를 하셨다. 그리고 후 일당으로 교수님께 ‘수홍이가 저번 프로젝트에서 끝까지 책임감 가지고 잘 했던 아이라고 말씀하셨어’라고 하셨다. 그렇다 내가 그전에 끝까지(내가 현지 통역하고, 큰일을 해낸 것들이 있었다.) 잘 했기에 그 이야기를 들으시고, 면접자들 중에서 내 이름을 보고 이미 그 자리에서 결정을 하셨던 것이다. 어쩐지 면접 때 별 질문이 없으시더라…
이것들이 실제로 모여서 나중에 독일 대한항공 입사를 할 때도 인사과장님의 처음 내 이력을 보고 하신 말씀이 “와..! 열심히 살았다” 였고 입사 진행부터 시작해서 최종 승인까지 도와주셨다 그때 독일어도 한 마디도 못했는데 말이다. 이름 없는 곳에서 대외활동을 했다면 계속 ‘여기는 어디예요? 여기는 뭐 하는 단체에요?’ 이 질문만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시큰둥 하셨을 것이다.
대학생이 되어서야 늦게 다개국어에 눈을 뜨고 시작은 작았지만 어느덧 N개국어학습법으로 다언어 구사자가 되었다. 내가 처음…